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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최신 영화

[blogteam 최신영화] 2014 아카데미 예술작품상 노예 12년 – 영화보다 다큐


“흑인 노예제도에 찬성하는 의견을 가진 사람이 아닌 이상 이 영화에 대해 나쁜말을 할 수가 없다. 그러는 순간 당신은 정말 나쁜 사람이 될테니까.” – 연화지 (2014)


평점 & 한줄평: 3/5 

좋은 연기와 스토리 전개 하지만 30분만 더 짧았다면…… 데이트 영화로는 비추.


Hand Model을 사용해서 보여주는 평점


줄거리:

실화를 바탕으로 한 노예 12년은 184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흑인 납치 사건의 이야기입니다. 더 이상 노예 수입이 금지되자 미국 북부에 살고 있는 자유 흑인들을 납치해 남부로 팔아 넘기는 일들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그 피해자 중 한명인 음악가 솔로몬 노섭의 이야기입니다. 이미 영화 제목에 다 나와있듯이 솔로몬 노섭은 납치당한 후 12년 동안 노예 “플랫”의 삶을 살아갑니다.


포스터

노예 12년의 메인 포스터는 노예 플랫이 달리는 모습이 들어갑니다. 

노예로써 도망쳐서 숨고 쫓기는 흥미진진한 장면들이 많을꺼라고 예상했는데……

영화의 현실을 그대로 그린 노력이 약간 아쉽긴 하네요. 


영화에서 좀 달리지...


연기 정말 잘 한다

방금 연기력이 받쳐주는 배우들이 있었다고 말씀드렸죠? 

정말 소름 돋을 정도로 잘합니다. 


우선 솔로몬 노섭 & 플랫의 역의 치웨텔 에지오프 (Chiwetel Ejiofor)는 노예 12년으로 세계적 명성을 알리게 되죠. 자유인에서 노예를 취급되는 그 억울함, 그리고 가족에 향한 그리움을 영화 내내 표정에 담고 있습니다. 


아픔이 살아있는 표정연기


에드윈 앱스역의 마이클 패스벤더 (Michael Fassbender) 와 윌리엄 포드역의 베네딕트 컴버배치 (Benedict Cumberbatch)는 노예 주인 역할을 각각 다르게 표현합니다. 패스벤더는 악독하고 냉철한 앱스를 훌륭하게 소화했고 컴버배치는 노예를 아끼고 어느 정도의 care를 보여주죠. 비록 컴버배치가 더 “착한” 역할이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더 얄밉게 보이네요. “보호”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리고 빚을 갑아야한다는 이유로 앱스에게 노예 플랫을 넘겨버립니다. 결국 컴버배치도 노예를 사람 취급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저 착한척 좀 했어요"


노예 12년의 최고 배우는 노예 팻시역을 맡은 루피타 니옹 (Lupita Nyong’o)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 관객의 감정을 제일 많이 끌어내는 그 채찍 씬의 주인공으로 오히려 플랫이 표현하는 슬픔과 아픔보다 더 많은 것들을 표현합니다. 패스벤더, 폴슨 (패스벤더의 와이프), 에지오프 가운데서 감정의 중심 역할을 해준 루피타 니옹! 저에게는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입니다. 


감정의 중심을 멋지게 소화한 루피타


브래드 피트님, 뭐 하셨어요?

노예 12년에서 “베스”역은 아주 중요합니다. 비록 분량은 카메오 정도지만 베스역은 영화의 스토리 자체를 바꿔주기 때문에 짧고 강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고요. 베스역을 맡은 브래드 피트는… 그냥 형편없습니다. 

브래드 피트가 출연한 영화들이 많이 봐서 연기력이 떨어지는 배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연기력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Fight Club의 브래드 피트는 그냥 최고갑이죠. 

하지만 노예 12년에서는 캐스팅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이 듭니다. 짧은 시간 내에 강렬한 인상을 주어야 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큰 네임 밸류가 있는 브래드 피트가 적절하기도 했지만 모든 면이 아쉽습니다. 수염도 안 어울리고 너무 그냥 착한 연기도 어색하고 플랫의 이야기를 들을 때 딴 생각 하는 것 같았습니다. 


연기만큼 어색한 수염


롱 테이크가 again and again and again:

감독의 의도인지 스타일인지 모르지만 노예 12년은 굉장히 많이 롱 테이크 방법을 사용합니다. 롱 테이크란 카메라는 한 시점으로 고정된 채 배우들의 움직임과 연기만으로 관객들을 몰입시키는 방법입니다. 롱 테이크는 주로 영화보다는 현실 그 자체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에서 더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유는 롱 테이크는 편집이 중간에 없기 때문에 평소의 사람의 시선과 비슷하여 좀 더 현실감을 느끼게 하기 때문입니다. Objectified, Helvetica, Urbanized와 같은 유명 다큐멘터리를 만든 Gary Hustwit 감독도 자주 사용하는 카메라 기법입니다. 


클라이맥스라고 부를수 있는 채찍 장면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롱테이크를 많이 쓴 것 같기도 하지만 위에 말씀 드렸듯이 관객들의 몰입을 유도해서 (다른 화면이나 앵글로 넘어가지 않기 때문에) 노예들의 아픔과 고통을 더욱더 전달하고자 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노예 12년은 롱 테이크를 너무 많이 사용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좀 심하게 많이. 그나마 연기력이 받쳐주는 배우들이 있었으니 망정이지 없었다면…… 아카데미 상을 물 건너 갔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Conclusion

노예 12년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The Passion of Christ)나 쉰들러 리스트 (Schindler’s List)와 같이 논란을 많이 일으킨 영화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은 영화입니다. 영화를 통해 스티브 맥퀸 감독을 포함한 치웨텔 에지오프나 루피타 니옹은 높은 명성과 찬사를 받았죠. 좋은 연기력과 스토리 전개였지만 저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간 영화입니다. 영화러버들에겐 추천이지만 데이트에는 피해시면 좋을 듯 해요!